180920 배니싱 - 관객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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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9. 20 관객과의 대화

with 에녹 배우, 주민진 배우, 유승현 배우, 성종완 연출, 한재은 작가 (서면)






유승현 오늘의 배니싱 관객과의 대화 첫 번째 시간 진행을 맡은 명렬 역의 엠씨 꿈나무 유승현입니다. 오늘 관객과의 대화는 사전 질문과 입장 전 로비에 포스트잇, 붙여주셨죠? 현장 질문으로 진행이 됩니다. 관객과의 대화 첫 번째 시간, 배우들과 성종완 연출님을 무대로 모시겠습니다.



먼저 관객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배니싱 재연에 참여하게 된 소감도 짧게 부탁드립니다.


에녹 네, 의신 역의 에녹입니다. 이렇게 서서 하는 거 맞죠? (유승현 네.) 많이 와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초연 끝나고 나서 다시 올라가기만을 학수고대했거든요, 정말로. 이렇게 다시 올리게 돼서 너무 감사하고요. 물론 다 관객 여러분들 덕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재연 때 함께 다 와줘서, 초연 때 했던 배우들 다 와줘서 너무너무 고맙고. 또 그런 모든 환경들을 허락해 주신 회사에도 너무너무 고맙고. 아주 행복하게 배니싱 하고 있습니다.


주민진 케이 역할을 맡고 있는 주민진입니다. 반갑습니다. 일단 ??이고요, 재밌게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성종완 네, 연출을 맡은 성종완입니다. 작년 초연 하고 올해 이제 재연 이렇게 돌아오게 되어서 너무너무 기쁘고요. 작년 초연 프리뷰 올렸을 때만 해도 ‘아, 이 뮤지컬 배니싱이 이대로 배니싱해버리는 건 아닐까’라는 자괴감과 걱정과 또 미안함이 있었는데요. 공연 회차를 거듭하면서 우리 배우분들의 아주 헌신적인, 그리고 스탭분들이 또 함께 해 주면서 그 노력에 힘입어서, 그리고 거기에 반응해 주시고 지나치지 않고 마주쳐 주신 우리 배니싱 사랑해 주신 관객 분들의 관심과 사랑에 힘입어서 다시 돌아오게 되어서, 다른 어느 작품보다도 큰 보람이 되고. 이렇게 앉았는데 배우분들 말씀에 뭉클했어요. 다 또 돌아왔잖아요, 우리 역전의 용사들이. 그래서 배우들과 함께 했던 연습시간 너무 즐거웠고. 공연도 너무 재밌게 보고. 오늘도 너무 잘 하더라고요.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승현 여기 써 있어서 저도 얘기를 해야 돼요. (웃음) 저는 이번에 처음 배니싱을 하게 되었는데, 일단 재밌네요. 형과 장난치는 것도 재밌고, 음악도 좋고. 좋은 형들과, 또 많은 형들이… 이번 무대로 처음 만나서 너무 사랑하게 됐고. (안 들려서 생략)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전 질문>



배니싱 재연 첫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고, 서면이긴 하지만 작가님도 함께하는 관대이다 보니 초연과 재연의 변화에 관한 질문이 가장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바로 연출님께 질문 드릴게요. 배니싱 재연은 초연과 어떤 부분이 달라졌고, 그 달라진 부분들의 의미와 재연을 통해 관객분들께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성종완 많은 부분이 달라졌어요. 크게는 두 가지의 초점에 따라서 세세하게 달라졌던 것 같아요. ‘우열론’이라는 넘버가 새로 생기면서 그 부분부터의 변화가 좀 크게 느껴지실 거예요. 그 앞에도 세세하게 많은 부분이 달라졌지만. 의신이 검은 귀신이 된 이후에, 폐가로 넘어간 이후에 케이와 의신의 5년 간의 일상을 아주 간략하게 스케치함으로써 그 둘의 유대 관계를 조금 더 강조해 보았어요. 그래서 의신이 ‘나’라는 의식보다는 ‘우리’라는 연대의식을 좀 더 드러내게 되었고. 그런 의도는 아마 새롭게 추가된 ‘비과학적 사실’이라는 넘버에서 조금 더…

명렬의 경우에는 초반부에는 의신에 대한 어떤 관찰자나 조력자로 머무르지만, 후반부엔 적대자로 변모하는 과정이 조금 급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어서 ‘우열론’이라는 넘버를 통해서 그 과정, 앞선 복선들을 통해서 과정이 급하지 않고 개연성 있게 보여지기를 원했고요. 확실한 자기 이야기를 가짐으로써 극 중 비중도 조금 더 늘릴 수 있는 방향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말씀드리자면 오프닝에서 케이의 첫 등장 부분, 그리고 ‘인류를 위한 길’ 이후의 격투 장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음악적 구성을 짜임새 있게, 각 사항별로 나누어서 그 부분에 맞는 무대의 언어들도 조금 더 세밀하게 가져갔습니다. 이전에는 그냥 무드만 만들어서 꽝- 꽝- 좀 어둡게 그냥 넘어갔던 부분들이, 시각적으로 확인이 안 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이번엔 좀 더 그 부분을 넣고… 액션이 필요한 부분들에 한해서는 유명하신 서정주 무술감독님의 도움으로 보다 안전하고 보다 임팩트 있는 액션들을… 만들어 봤습니다.

그리고 케이, ‘햇빛 속으로’ 넘버 조명 연출을 좀 바꿔 보았어요. 앞에 촛불이 좀 많아졌거든요. 혹시 눈치채셨나요? 초연 때보다 훨씬 많아졌는데. 앞서 과거의 지난한 세월들을 표현할 때 촛불이 하나씩 하나씩 켜지면서 세월을 더듬어 보고 나의 햇빛에 대한 갈망을 창 너머로 비치는 여명과 햇살을 통해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그 환상이 현실로 돌아왔을 땐 다시 어둠. 그걸 통해서 케이 ‘햇빛 속으로’ 넘버…

그 외에도 꽤 여러 부분을 신경 써서 만들어 보았는데요. 크게 두 가지, 케이와 의신의 유대관계와 명렬의 자기 전사에 관한 그 부분에 의해서 만들어진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배니싱 배우님들… 초연에 이어서 재연에 참여하시게 됐는데, 이번에 재연에 참여하시면서 어떠한 걸 위주로 캐릭터 구성을 하셨는지. 관객분들 중에 초연 못 보신 분들이 있으니까 초연에 관한 것도 좀 가미해서 말씀해 주시면.


주민진 재연 오면서 뭔가 이렇게 더 해야 되겠다, 같은 생각을 가지진 않았고요. 어떤 걸 의도하지는 않았어요. 굳이 목적과 의도를 찾으려면 ‘좀 더 케이스러운 게 뭘까?’를 생각했고요. 그러면서 이제 재연으로 넘어오면서 이게 주민진이라는 사람이 좋아하는 건지, 정말 이 작품에 어울리는 건지 하는 생각을 해 봤어요. 실험해 가면서 어떤 게 이 작품에 어울리는 케이일까를 계속 고민하다가 나온 게 아마 지금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 있는 케이가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합니다.


에녹 저 같은 경우에는 초연 때는 목적이 굉장히 분명했고요. 잡았던 여정 자체가 타자화를 통해서 누군가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에 여정이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목적에 매달려 있는 의신이 되었어요. 굉장히 이기적인 존재로 비춰지길 바랐던. 그런데 이번에 연출님께서, 아까도 말씀하셨는데, ‘케이와 한 묶음이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씀을 해 주셨어요. 구조적으로도. 그래서 저 역시도 그것을 맞추려고 좀 노력을 했고요. 하나로써 보여지는 그 유대가, 오히려 더 끝에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서 이런저런 시도를 했죠. 그런데 또 너무 친절하게 대했을 땐 연출님께서 오히려 너무 많이 갔다고 하셔가지고, 그 중간 어디쯤을 찾은 거예요. 그래서 찾은 부분도 있고. 좀 더 미친… 이런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는데, 그런 의신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많은 분들이 ‘빙구미’라고 하셨는데… (유승현 빙구미?) 빙구 같다고. (웃음) 약간 그런 부분도 있는데. 아주 잘 보셨어요. 감사하고. 아주 의도대로 잘 끌어가고 있다는. (유승현 원래 그런 거 아닌가?) 아닌데? 무슨 말씀이신지… (웃음) 네, 제가 의도한 부분대로 봐 주신 것 같아서. (옆에서 웃는 주민진 배우 있음) 약간 그런 부분들도 있을 거라는… 왜, 왜 그러니? 자기 연구에 몰두를 하다 보면, 다른 것들에 대해서 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들이 보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아주 잘 캐치를 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유승현 많은 고생이 눈에 보이시죠?



그럼 승현 배우는 어떤 고민을 하셨나요? 승현 배우가 생각하는 명렬이는 어떤 사람인가요? (주민진 배우가 대신 읽음)


유승현 제가 묻고 답할 수는 없으니까요. (웃음) 처음 대본 받았을 때도 그렇고, 연출님하고도 얘기를 참 많이 했는데, 저는 이게 각자의 위치에 대한 결핍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을 해요. 명렬이는 처음에 형을 굉장히 존중하고, 형을 사랑하고 아끼죠. 그런데 그 존중이란 이면에는 부러움이 있을 수가 있고. 거기에 대한, 부러움이 또 바뀌면은 시기·질투가 될 수 있는데. 이건 제 생각에는 ??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좋았을 때는 존중이었지만 사이가 점점 멀어지면서 그게 점점 결핍들이 모아져서 나중에는 시기·질투를 하게 되는. 그런 ??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명렬이 불쌍한 친구예요. 그래서 결국엔 자기 주제도 모르고 뛰어넘다가 마지막엔 혼자 남겨지고… 그런데 아마 그때 알았을 것 같아요. 물렸을 때. 내가 지금 잘못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나 했습니다. 제가 생각한 대로 표현을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성종완 아주 잘 하고 계세요.


유승현 네. 새로운 멤버기 때문에 초심을 가지고… 너무 재밌게 하고 있고. 끝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넘어가 볼게요.



이번 재연에서 가장 큰 변화 중에 하나가 명렬의 서사 추가인데요, 초연엔 없던 서사가 생겨나서 명렬의 상황이 더 명확해진 것 같습니다. 명렬이에게 우생학 표현을 접목시킨 이유에 대해 작가님께서 답변을 주셨는데요. 부드러운 남자의 매혹적인 목소리로 들어보겠습니다.


에녹 부드러운 남자…


한재은 당시 우생학이 피와 기질에 대한 연구와 맞닿아 있었기 때문에. 현재도 흔히 말하는 혈액형 성격 등이 우생학의 잔재인 것 같고요. 총독부 의원에 들어가면서 의신의 연구를 활용하려면 그쪽 분야가 적절할 것 같습니다. 명렬은 자신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하는 성격인데, 시기에 편승하여 우생학을 연구하면서 자신이 ‘우優’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자신이 보았던 절대적인 천재인 의신에 비해서는 ‘열劣’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생기는 그 딜레마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우생학을 추종하느라고 조선인으로서, 또 개인으로서 한계와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까요. ‘우열론’이라는 노래를 통해서 이런 모순적 위치와 함께 명렬의 심리, 즉 우월하다고 여기고 싶고 시대적 논리에 순응하고 살아남으려 하지만 결국 의신이라는 인물을 떨쳐내지 못하는 심리를 당시 시대적·의학적 상황과 함께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혼자 살아남느라 악에 받쳐서 부르는 노래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제적으로는 이 공연은 ‘타인에 대한 이해의 어려움’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 당시 타인을 극도로 타자화하여 침략을 정당화한 이론적 배경이 된 것이 우생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연출님께서도 부연설명 하시고 싶은 부분 있으시면…


성종완 아, 네. 그 서사 추가, 이건 뭐 용어의 차이일 수도 있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서사는 우리가 보여지는 텍스트와 그것이 나오기까지의 서브텍스트를 같이 말한다고 했을 때. 사실 초연을 디벨롭하는 과정에도 우생학은 있었어요. 그것을 가지고 연기를 했던 부분이고. 다만 그것이 이번에 텍스트화됨으로써 우생학이라는 부분을, 우리 작품에 아주 잘 어울리는 어떤 시대상도 반영하면서 명렬의 캐릭터로서 가질 수 있는 부분이고요.

사실 누가 더 우월하고 누가 더 열등하고, 이런 개념이 있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그런 인식들을 우리는 또 알게 모르게 갖죠. 인간이란 존재가 그렇죠. 저희 작품의 첫 대사(?)가 ‘케이에 대한 연구’잖아요? 저는 이 작품 전체, 뮤지컬 배니싱이 케이에 대한 연구, 실험 일지라고 봤어요. 컨셉 자체는. 케이는 이 케이(주민진 배우 가리킴)일 수도 있고, 또 이니셜을 딴 저 케이(에녹 배우 가리킴)일 수도 있고. 우리 모든 인간에 대한 과학적인, 그리고 비과학적인, 그리고 인문학적인, 철학적인 접근, 그런 실험 보고서. 많은 인간 군상들이 등장하잖아요. 3인극이지만. 마츠모토도 있고, 경비 아저씨도 나오고, 명렬의 아버지도 나오고, 그리고 의신의 부모님, 당시 팥 뿌리고 굿을 했던 사람들. 수많은 인간들에 대한 어떤 접근인데, 그들 모두를 우열로 나눌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것들이 타자화의 요소가 되는 것이고, 그 다른 모든 것들이, 나와 너를 구분하는 것들이, 결국 우리는 피부로 구분되어 있어서. 결국 서로를 이해할 수 없지만, 몰이해 관계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이해해 나갈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이런 주제로 접근해서 우생학이라는 개념이 들어오는 건 조금 표현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장면에 대한 질문을 좀 드리고 싶은데요. 주민진 배우님께서 생각하신 이양인과 케이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싶습니다.


주민진 그러니까, 제가 생각한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냐? 호기심이 많은, 원래 다른 ??이 있었을 거예요. 그 친구가 호기심이 너무 많을 때고, 그리고 어쨌든 되게… 뭐라고 해야 할까, 양반집 자제였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뭔가 부족함 없이 자랐을 거고. 호기심이 생존이 아닌 다른 쪽으로 많이 뻗어나갔을 것 같고. 그러다 보니 동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그걸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는 철없는 꼬맹이였지 않을까. …꼬맹이?


에녹 (꼬맹이)는 아니고요, 20대 초반.


주민진 (웃음) 그런 청년이지 않았을까. 그날 역시 배가 들어온단 얘기를 듣고 나갔는데, 그날 처음 나간 건 아니었을 거예요. 그런 이양인들이 들어오는 날이 있다. 그런 배가 들어오면 신기한 것들이 많다. 그 안에 신기한 것도 많고. 그걸 구경을 하러 갔다가. 그 배가 아마도… 그런데 규정짓고 싶지는 않아요. 루마니아 어디일 수도 있겠지만. 왜 웃으세요? (어리둥절) 그럴 수도 있으니까. 그런 배에 타고 온 사람이, 꼬셔 내서 뭔가 일이 있었지 않을까. 케이의 귀 속에는, 누굴 물고 할 때 뭔가 파도 소리가 들리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했고.



에녹 배우님께 질문을 드립니다. 뱀파이어가 된 의신은 더 이상 심장이 뛰지 않는 존재라고 생각을 했는데, 심장에 주사를 꽂는 이유가 무엇인지.


에녹 일단 처음에 연출님께 디렉션을 받았을 때, 굉장히 극적인 장면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하면서 느꼈던 건, 그랬던 것 같아요. 김의신에게 있어서 분명히 이 심장이 아무런 소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 심장이 뛰기를, 인간이 되는 첫 번째 과정, 인간과 귀신을 나누는 첫 번째 하나가 심장이 뛰고 안 뛰고에 대한 부분들을… 무의식적으로, 또 의식적으로 가지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순간에, ‘심장이 뛰기만 한다면’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생각하니까. 저는 굉장히 극적인 표현이 될 수 있다고 판단이 되었고요. 주저 없이 디렉션에 맞춰서.



다음 질문은 초연에서도 주셨던 질문인데, 배니싱의 시대적 배경을 일제 강점기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작가님께서 주신 답변이 있습니다.


주민진 시대적 배경이 일제 강점기인 이유. ‘연이은 밤샘으로…’ (웃음)


한재은 이 극은 낯선 존재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이해하는 것은 어디까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뱀파이어라는 존재를 잘 모르면서 여기에 대해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시기, 또 새롭게 이해하는 틀로 양의학이라는 문물이 들어왔을 시기가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의신이 지닌 의학에 대한 한없는 믿음 같은 것은, 당시 처음 문물이 들어와 모둔 것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현대 초입 특유의 기세를 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선 시대부터 혼자 살아온 뱀파이어라는 설정이나, 뱀파이어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를 바꾸어 놓는 것, 혼자 남은 뱀파이어가 되어 그 후를 살아갈 명렬이 남기는 여운 등. 그런 것들도 그 시대라서 더 생생하게 보일 수 있는 것 같아요.



배니싱은 등장인물 간의 관계성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 사전 질문으로, 케이-의신-명렬이 서로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서로를 대하는 감정은 무엇인지 연출님과 배우분들이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성종완 저희 작품의 관계가 제일 흥미로웠어요, 대본을 받았을 때. 어쨌든 의신은 케이를 연구 대상으로 먼저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그랬던 의신이 케이와 같은 존재가 된 후에 명렬에게도 연구 대상이 되고. 그랬던 명렬이 똑같은 존재가 되는. 이런 변화들이 참 재미있었고. 그리고 검은 귀신이었던 케이는 결국 인간으로서 죽게 되죠. 인간이었던 의신은 결국 검은 귀신으로 죽게 되고. 명렬 또한 인간이었다가 검은 귀신으로 죽게 되고. 이런 과정들이 참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의신에게, 또 명렬은, 처음에는 관찰자면서 조력자였다가 나중에는 조력자가 되는, 이런 관계도 참 재미있었고. 전 감정적인 것보단 구조적인 걸 설명을 드릴게요. 다른 부분은 배우분들이 설명하실 테니까. 명렬에게 있어서 의신은 너무나도 좋아했던 형이지만 어느 순간 뛰어넘고 싶은 존재가 되었고, 그래서 그보다 더 위에 있다고, 좀 더 자신이 우등하다고 느꼈던 순간에 또 그에 의해서 피해자가 되는. ‘밤의  한켠에서’에 나오는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가 역전되는. 그런 모든 관계들이 좀 흥미롭게 작품 안에 녹아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참 재미있게, 관계들을 설계해 나갔던 것 같습니다. 좀 더 디테일한 부분들은 배우분들이 얘기해 주시죠.


주민진 저 같은 경우엔 의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의신이 저에게 어떤 의미인가 하는 그런 거… 인터뷰 질문에서도 많이 대답을 했었는데, 빛이라는 대답을 제일 많이 했었어요. 계속 반복되는 시간이 있고, 죽음이 없는 삶을 살다 보면, 좋고 나쁨, 어둡고 밝음에 대한 기준이 불명확해질 것 같아요. 죽음 이후에 무언가 있기 때문에 삶에 대한 의미를 찾게 되는 것 같은데. 오늘은 좀 다르게 대답을 해 보자면 케이 삶에 새로운 기준이 되어 주지 않았나. 삶을 바라보게 되는 기준점으로서 의신이 새롭게 등장해줬다, 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녹 저는 오히려 좀 단순할 것 같은데. 명렬이 같은 경우에는 제가 미처 돌보지 못한, 미처 챙기지 못한 내 그림자라고 생각이 들고요. 케이 같은 경우에는 저한테는 꿈, 희망, 그 모든 것. 케이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들이 분명히 있었고요. 케이를 통해서 또 제 자신을 바라보기도 했으니까요. 그 모든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유승현 의신이 형에 대해서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 아까 말씀드린 거랑 비슷해요. 넘어서지 못할, 하지만 너무 좋은. 개인적인 감정은 너무 좋지만, 또 넘어서지 못하는 그런 박탈감을 느끼고 있어서. 그래서 어떤 존재라고 명확히 하기가 너무 어려운, 가깝지만 멀고 멀지만 또 가까운. 하지만 이 마음만큼은 정말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존경과 부러움이 동시에 공존했을 때의 어떤… 참 그런 것 같아요. 자, 그럼 이어서, 공연 시작 전에…


성종완 잠깐만, 얘기해도 돼요?


유승현 네!


성종완 저는 이런 부분이 되게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관계라는 게 말로 설명하기 참 어려운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제3자의, 혹은 다른 사람, 저라는… 연출이라는 작자가 아까 표현할 때는 포식자와 피식자, 아주 단순하게 선을 그어 버리거든요. 아주 단순하게 타자화시켜 버리고. 저 둘은 이런 관계다. 그런데 실제 이 삶을 사는 이들은 그렇게 표현 못 하거든요. ‘이 형은 내 적대자였고요, 이 형은 원래 나의 조력자였는데…’ 그렇게 표현이 안 되는 거예요.




<현장 질문>



유승현 공연 시작 전에 현장에서 받은 질문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하나씩을 골라 주세요.

에녹 (일어나다가 의자 쓰러뜨릴 뻔함) 아무 일 없었습니다. (웃음) 이걸 뒤로 돌리면 되나요?

~고르는 중~

성종완 노안이 오신 것 같은데… 제가 읽어드려요? (웃음)

에녹 아니요! 읽을 수 있습니다!

성종완 초점이 이상한데.

주민진 (판 들어서 눈 가까이 대 줌)

에녹 야~ 이거 잔인하다. 녹의신. 의신에게 변비란? …활발하다니까요! 괜찮아요! 건강해요!

성종완 아까 공연 끝나고 엄청 뛰어가는 거예요.

에녹 그러실 때(?) 아니잖아요~

성종완 화장실이 너무 급하셔가지고.

에녹 투머치! (웃음)

주민진 어, 요거 재밌겠다. (떼어서 줌)

성종완 활발하다는 말씀을 좀 도와드리려고. (웃음)

에녹 골라줘서 고맙습니다. 의신은 외과 지망생인데…

주민진 저한테 온 질문이에요.

에녹 …아 그래? (돌려줌)

주민진 골라주는 거예요?

에녹 아니에요~

성종완 여기서 계속 등만 보이면 뭐합니까. 이걸 하는 거야 지금, 시간이 지금 5분 됐어요.

유승현 자, 골라주셨으면 앉아 주세요.

에녹 야 하필 왜 이걸 골랐어…

(무언가 잡담)

주민진 승현이 것도 줘야 되는 거 아냐?

유승현 전 골랐습니다.



주민진 해볼까요? 저부터 할까요? 질문이 뭐냐면요. 의신이는 외과 의사 지망생 같은데, 오른손을 꺾을 때 미안함은 없는지. 케이에게.


에녹 (옆에서 손 꺾이는 흉내 내고 있음)

주민진 ‘오른손이 꺾이면 무슨 손으로 메스를 잡나요?’ 눈물 표시를 해 놨어요.

성종완 아이디가 뭐예요?

에녹 자꾸 아이디, 아이디 하고 있어. 아이디 없다고요! (웃음)

주민진 아이디가 없는 시대(?)가 됐어요. 어쨌든 답변을 드리자면, 아이, 금방 돌아오는데~

에녹 마음대로 꺾어.

주민진 저번에 그게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는데, 정민이 형이 한 번 안경을 쓰고 계시더라고요. 안경을 그냥 던져버릴까 했는데. 눈도 좋아질건데 뭐. 나 아까 밀었으니까 좀 더 밟아 볼까? 척추도 한 번 접었다 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은 없습니다, 어쨌든.



에녹 이거는 작품에 관련된 부분은 아닌데.

주민진 (옆에서 신나게 웃고 있음)

에녹 민진배우께서 골라주셨습니다. 목 푸실 때 자주 부르는 노래가 있다면? 라고 했는데.


에녹 전 뭐, 특별하게 노래를 부르거나 그러진 않고요. 그날그날 공연하는 노래를 하거든요. 근데 이제 노래만 부르면 몸이 안 풀릴 수도 있으니까, 약간의 몸 움직임도 곁들여서 노래를 부릅니다.

주민진 춤을 너무 잘 추세요, 진짜. 볼 때마다 느끼는 거죠. (유승현 아~) 몸 풀기 전에 저 분장하고 있으면 뒤에서 리디컬 재즈(?)라는 노래를 추고 계시는데.

에녹 그게 뭡니까? (웃음)

주민진 형이 (안 들려서 생략) 저보다 동생이었으면 시켰는데, 죄송합니다.

에녹 별 건 아니고요. …별로 재미없는데, 이거?

주민진 다른 거 떼어. 연출님 먼저 하시죠.

성종완 이거 다 뜯어보는 거예요?

주민진 아니에요. (웃음)



성종완 재연 배우님 두 분은(주민진 배우와 에녹 배우 가리킴) 초연과 다르게 하시는 부분이 있으신지, 어떤 부분이 있는지, 노선을 잡으신 게 있으신지. 반면에 승현 배우님은 처음이신데 다른 두 명렬과 차이가 있으신지. 있으시면 어떤 부분일까요?


성종완 제 말을 이해 못 했나요? 자, 재연 하신, 당신이… (주민진 배우 가리킴)

주민진 둘은!

성종완 어.

주민진 노선과… 다르게 노선을 잡은 게 있나요?

성종완 초연 때랑 비교해서.

주민진 저희가요?

성종완 어후… 한 번 더 굴려야겠는데?

주민진 재연 배우님 두 분…

에녹 네.

성종완 정말 답답하다…

주민진 초반에 비슷한 이야길 좀 한 것 같은데. 먼저 노선에 대한 것보다, 좀 더 이 작품에 의신으로서, 케이로서 잘 드러나고 싶었던 거지 어떤 방향을 바꾸거나 하는 과정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반면에 승현 배우님은 처음이신데, 다른 두 명렬이와 차이점을 주신 게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어떤 점일까요?

유승현 차이점을… 사실 뭐, 어떤 작품을 하든 간에 차이점을 둔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고.

주민진 내가 승현이다?

유승현 (웃음) 아 그렇게까진 아니고요. 살아 온 환경이 다르니까 똑같은 사물을 봐도 이해하는 게 조금씩은 다르듯이, 누군가는 사과를 엄청 좋아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엄청 싫어할 수도 있고, 그런 거잖아요. 똑같은 작품을 보고 느끼는 표현들이 다른 것 같아요. 그런 것 때문에 차이점이 보이는 거 아닌가 싶고. 음악적인 취향이 있을 수 있고, 연기적인 취향이 있을 수 있고… 뭐 그런 게 차이점으로 보이지 않을까.

에녹 승현 배우 보면서, 무대 위에서 보면, 두 가지의 모습이 동시에 보이는 게 자꾸 느껴져요. 배우로서는 굉장히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게 되더라고요. 되게 차가워 보이면서 되게 순진해 보이고, 또 되게 똑똑해 보이면서 어눌한… 그런 면들이. 그게 동시에.

유승현 (고개 수그러짐)

에녹 좋은 거야~ 그래서…

주민진 머리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요?

에녹 네?

주민진 오른쪽 보고 있으면 머리가 늘어져 있고 왼쪽 보고 있으면 머리가 올라가 있으니까.

에녹 내가 그렇게 단순한 줄 알아! (웃음)

주민진 (웃음) 죄송합니다.

에녹 승현 배우의 매력인 것 같아요. 순간순간 느껴지는 게.

유승현 저거, 저 질문!



에녹 네. ‘나를 마셔’ 할 때 의신이의 고막 상태는 안녕하신가요?


에녹 이거 정말 고민이었어요. 봐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 정말, 가끔 고통받거든요. 제가 왜…

주민진 그런데 그거 얘기하면 관객분들이… 괜히 시선이… 장면을 보는 게 아니라…

에녹 아 그럼 얘기하지 말까?

주민진 그렇게 될 것 같긴 한데… 뭐 난 별로 상관 없어.

에녹 가끔 그… 민진 배우가 이렇게 귀를 닫아 줄 때가 있어요. (웃음) 진짜로. 그리고 순간 이게 어택이 들어오면, 다음에 왜, 이명 소리 같은 게 효과음처럼 들리잖아요? 전혀 그게 필요가 없어요.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올 수 있어요. 대신 문제는 다음 씬에 영향을 준다는 거죠. 그런 게 있는데, 가끔 왼쪽이 잘 안 들려요.

주민진 그래서 초연 때부터 전 항상 귀, 왼쪽, 여기 엄지손가락으로 이렇게.

에녹 막아서, 고마웠어요. 재연 배우한테도 얘기 해 줘야 하는데.

성종완 종구밖에 없잖아.

주민진 제가 만났을 때 얘기할게요.

에녹 종구야 사랑한다.



유승현 저 이거 읽어 볼게요.

에녹 네.

유승현 명렬이는 시작할 때 안경 안 쓰고, 저만 안 쓰고, 유승현 배우님의 명렬이는 시작할 때 안경을 안 쓰고 있는 이유가 있을까요?


유승현 어… 이거 사실 처음에, 고민 많이 했는데, 저희 작품이 이제 좀 서스펜스로 진행되잖아요. 저는 기록의 왜곡의 시작이랑 굳이 상관이 없을 것 같아서, 일부러 좀 차이를… 그게 좀 큰데, 아마 제 취향이었던 것 같아요. 그거는 아마 취향의 차이 때문에. 영화나 이런 드라마에서도 많이 봐서, 똑같이 하진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야기할 때 약간 왜곡되어 있는 이야기들이… 저는 이 안경을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고 싶었어요. 반대로 풀고 싶었어요. 그래가지고 오히려 초반엔 안경을 안 쓰고, 후반엔 안경을 쓰고. 그런 의도를 갖고 안경을 쓰지 않았나.



유승현 끝으로… 저희 이제 끝날 시간이 다 되어서, 오늘 관객분들과 대화를 진행한 배우님들과 연출님의 소감을 들어 보겠습니다. 그 전에 한재은 작가님이 적어 주신… 먼저 저희의 소감을 들어보기 전에, 작가님의 감사 인사를 먼저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한재은 재연이 또 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관객 분들이 아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라이아웃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배니싱의 매력을 알아봐주신 관객분들, 감사하고 ??합니다.


유승현 저부터 이렇게… 연출님 마무리로 진행할게요. 먼저 오늘, 정말 객석 가득히 채워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리고. 본공 시작된 지 얼마 안 됐지만, 프리뷰 끝나고, 약… 한 두 달, 두 달 정도 맞죠? 두 달 정도 맞지? (버퍼링)

에녹 제가 말씀드렸죠? 두 가지의 모습이 있다고. (웃음)

유승현 네, 두 달 정도 남았는데 앞으로 한 회 한 회 새롭게, 끝까지 이 작품을 놓지 않도록 새로운 명렬이 모습과 함께. 저도 명렬이를 많이 아낄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한 회 한 회, 소중하게 ??기 때문에… 많이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에녹 혹시… 미처, 너무 궁금한데 이 자리에서 답변을 드리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다면,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서 따로 말씀해 주시면 제가 꼭 답변, 제가 할 수 있는 것 안에서는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작품은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초연 때서부터, 과정을 밟아 왔고 아마 이 재연이 끝날 때쯤, 분명히 미진한 부분이 있을 텐데, 그것들도 같이 파악을 해 가면서 끝까지 더 좋은 공연 약속드리겠습니다. 많이 찾아와 주시고, 주변 분들에게 많이 권해 주시고, 올 추석도 배니싱과 함께. 감사합니다.


주민진 우선 진심으로 너무너무 감사드리고요.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가장 재미있는 공연이 뭔가, 라는 생각을 항상 해 보는데, 가장 재미있는 공연은, 내 머릿속에서 돌아가는 공연이 제일 재미있더라고요. 극장이란 공간을 가지고, 몇천 년 전부터 상상을 약속하고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아무리 같은 공연을 하고 같은 공연을 보셨더라도 다 다르게 기억을 할 거고. 그런데 시간은 똑같이 흐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평가를 할 거예요. 빨리 눈앞의 단서들을 가지고 점점 더 재미있게 상상을 할 것인지는 관객분들의 몫인 것 같아요. 그래서 무대, 배우, 관객이 3요소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좀 더 재미있게 보시기를 감히 부탁드리고. 좀 더 즐기시기를.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저도 어떤 것에, 이 발언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저는 바이크 오타쿠인데, 공연도 너무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고… 여러분들도 너무 멋진 것 같아요. 진심으로 여러분들의 인생 응원하고요. 이 자리에 함께 있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에녹 바이크 하다가 무슨 얘기를 해~

주민진 그냥…

성종완 자기가 바이크를 좋아하는 것처럼…

에녹 아아~

주민진 저도 그만큼 공연이 좋아요.

성종완 나도 좋아해.

(무언가 잡담)

주민진 저는 내려가는 거 진짜 좋아해요.(???) 게다가 저는 대본을 동시에 다섯 개씩 막 엄청 공부하거든요. 공연을 좋아해서. 어쨌든… 우리 이 시간 잊지 말고요, 우리 즐거운 추억으로 남기고, 앞으로 또 내일, 내일 모레, 앞으로를 나아가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성종완 저도 뭐, 비슷한 얘기인데요. 저희는 피부로 나뉘어져 있잖아요. 저희가 서로를 이해하기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만나는 순간들이 있고, 누군가는 배니싱이란 공연을 한 번 보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또 여러분들은 이렇게 와 주셔서 늦은 시간까지 저희와 소중한 이야기를 들어 주시니까. 이 얼마나 아름다운 순간들입니까. 또 우리 작품의 주제이기도 하지만, 결국 유한한 우리 인간들이 영원을 극복할 수 있는 건 거의 찰나의 순간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많은 남아 있는 순간들이 있는데요, 어떤 분들은 이번에 재연에 바뀐 부분에 대해서 조금 캐릭터를 닫아 놓지 않았냐, 지난번보다. 그런데요, 회를 거듭할수록 디테일은 또 생겨납니다. 그걸 알고 있어서 어떤 방향을 정했지만, 제한 속에서 디테일들은 또 무수하게 생겨나거든요.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 아주 좋은, 훌륭한 배우들이니까요. 그렇게 생겨나는 순간순간들의 아름다운 부분들, 훌륭한 부분들을 또 함께 즐겨 주신다면. 또 행복한 추석과 남은 가을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유승현 이렇게 첫 번째 관객과의 대화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충분한 답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들 말고도 두 번의 관객과의 대화가 남았으니까. 앞으로의 관객과의 대화도  많이 기대해 주시고요. 추석 잘 보내시고…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전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