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927 배니싱 - 관객과의 대화
자료1

2018. 09. 27 관객과의 대화

with 정민 배우, 이주광 배우, 기세중 배우, 성종완 연출, 김은영 음악감독 (서면)






정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 일일 사회자를 맡은 배우 정민입니다. 반갑습니다. 자, 그럼 바로 함께할 배우분들과 연출님을 무대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자, 나와주세요!



우선 인사부터.


기세중 안녕하세요. 저는 윤명렬 역할을 했던 기세중입니다.


이주광 안녕하세요. 케이 역할을 연기한 이주광입니다.


정민 안녕하세요. 오늘 의신 역할을 한 정민입니다.


성종완 안녕하세요. 연출 성종완입니다.



재연에 같이 참여하게 되신 소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기세중 사실 초연 때 스탭, 배우 모두가 진짜 정말 열심히 만들었어요. 많이 불안해하면서, 매일매일 고민해가면서, 잠도 설쳐 가면서 만들었던 공연이라 이게 어떻게 비춰질지 걱정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초연 막바지쯤에 관객 분들이 너무 재밌게 잘 봐주시고, 저희가 고민했던 것들을 이해해 주시고. 그 힘을 받아서 재연까지 올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재연이 된다고 확정이 됐을 때 기분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뭐,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재연에 참가한 작품이, 처음이 이 작품이에요. 그만큼 저한테 뜻깊고 애정하는 작품이었던… 이렇게 사랑받고, 기분좋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주광 작년에, 연말에 하고, 또 재연을 참여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그리고 케이를 다시 연기할 수 있게 되어서 기대가 되었어요. 연습할 때도 그랬고. 배니싱을 사랑해주시고, 기다려 주시는 관객 여러분들이 얼마만큼 인물 한 명 한 명에 애정이 있으신지 제가 잘 알고 있어서. 초연을 보신 분들도 계시고 재연을 처음 보신 분들도 계실텐데 정말 한 회 한 회 놀라움을 주는, 그런 마음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고. 제 모든 생활은 케이를 연기하기 위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집이랑 공연장이 정말 가깝거든요. 그래서 한 회 한 회 정말 소중하게 연기하고 있어요. 언제 또 다시 할지 모르니까. 찾아와 주신 관객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그래서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연기를 했습니다.


성종완 저는 이번 시즌, 두 번째 관객과의 대화인데요. 지난 시간에도 소감 여쭤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또… 소감이 바뀌지는 않았으니까. 너무 감사한 마음이 크고요. 세중 배우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정말 마음고생, 몸고생 하면서 열심히 열심히, 배우 분들과 스탭 분들과 함께 만들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관객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덕분에 다시 재연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너무 기뻐요. 요즘 에녹 배우님과는 거의 매일 만나면서 지내고 있는데, 얘기를 많이 해요. 배니싱 재연 하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고. 그래서 이번에 초연과 이어서, 재연에서도 함께하게 된 모든 배우, 스탭, 저를 포함한 모든 기획사 식구들은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민 저는 이제… 초연은 아니고 그 전에, 쇼케이스 전 트라이아웃을 참여를 했었죠. 그리고 이번에 재연으로 돌아왔는데. 초연에 같이 참여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초연에 참여를 했어야 됐다, 는 게 이번 재연을 연습하면서 제가 많이 느낀 거고. 트라이아웃과 지금 현재 재연의 공연 느낌이, 너무 다른 공연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연관성을 함께, 같이 두고 하는 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 아무튼 재연에 형님들과 동생들, 너무 친한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이주광 행복한 거 맞죠?


정민 네!


이주광 (끄덕끄덕)


기세중 케이에서 그만 나오세요. (웃음)





<사전 질문>



초연에 이어서 재연도 함께 해 주고 계시는 두 분, 두 배우님께 재연의 캐릭터 구성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지. 그리고 재연으로 처음 공연을 접하신 분들이 계실 테니까 초연 때의 캐릭터도 짧게 이야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주광 초연 때는, 초연 보신 분들 계신가요? 초연 때는 제가 되도록이면… 초연의 인물을 정말 정성껏, 모든 배우들이 그렇지만 정말 정성껏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아이를 키운다는 느낌으로 만들었는데. 그래서 재연 때는 ‘새롭게 뭘 해야지’ 하는 그런 것보다는 좀 더 이거를 본 사람들도 봤을 때, 좀 더 이 케이란 인물에 대해서 얼마나 더 딥하게 느낄 수 있을까. 방법이 뭐가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케이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조금 더 농도를 짙게 했다고밖에는 말씀을 드릴 수 없습니다. 새롭게 이래야지, 이래야지 한 건 없으니까. 늘 케이라고 생각하고 행동을 하고 말을 하고, 그래서 어떤 상황이 있어도 케이로서 말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저의 상태예요. 그게 저의 재연의 목적이었습니다.


기세중 저도 주광이 형하고 비슷한 것 같아요. 초연 때 했던 걸 재연 때 어떻게 새롭게 변화시켜 볼까,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재연 때 제일 서사가 많이 추가되고 많이 변화된 캐릭터가 명렬이란 캐릭터인데. 제일 크게 우생학이란, 학문을 제가 배운다는 설정이 들어왔고 ‘우열론’이란 노래를 강력하게 얘기하면서 캐릭터의 성격이 보이는데. 제가 초연 때 했던 캐릭터의 연장선에서 할 수 있을 법한 학문과 할 수 있을 법한 생각과 말과 노래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우생학이 명렬에게 영향을 줬다, 보단 명렬이 갖고 있는 기본 성향 자체가 그렇다 보니까 그런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이 배운 학문이 우생학이란 학문이 있어서, 이거를 자연스럽게 선택을, 제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해서 ‘우열론’이라는 노래를 자연스럽게 부를 수 있게 되고. 왜냐면 되게 센 말들을 많이 해요. 나는 이래, 나는 이럴 거야, 나는 이렇게 할 거야, 하는 말들이 다 들어가 있기 때문에.  내가 갖고 있는 사상이 나를 변화시켰다, 가 아니라 내가 원래 이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까.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는 게 편할 것 같더라고요. 질문에서 조금 벗어난 답인데, 아무튼… 초연 때의 연장선으로 하려고 많이 노력한 것 같습니다.


정민 그럼…


기세중 이제 제가 형한테 질문을 해야 해요.



정민 배우님께서는 트라이아웃을 함께 하셨잖아요. 그때의 의신과 지금의 의신은 많이 다를 것 같은데, 다시 만난 의신을 어떤 인물로 표현하고 싶으셨는지.


기세중 제가 사회를 잘 못 봐요. (웃음)


정민 우선 트라이아웃하고도, 아까 말했듯이 많이 다르고요. 다시 만난 의신… 그때 만났던 의신은 워낙 오래 전에 해서, 짧게 하기도 해서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의 의신이가 기억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 (웃음) 사실이고요. 아무리 기억을 해서 여기다가 대입을 해 보려고 해도 그때의 의신이가 기억이 하나도 안 나요. 그래서 에이, 안 되겠다, 그러고. 아무튼 초연에 너무… 우리 도현이 형이, 녹이 형이, 두 분 다 너무 의신을 잘 만들어 줬다는 건 기억이 나더라고요. 초연 때의 의신이가 많이 정리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의신이의 시각들이 많이 부각이 되어 있어서, 정리를 너무 잘 해 주셔가지고. 와서 대본을 처음에 읽고, 첫 리딩 할 때 박수를 쳤어요. 정리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왜냐하면 트라이아웃 때, 아시겠지만 시간도 많이 짧고 대본도 많이 수정해가고 하면서 만들다 보니까 어떤 연관성이나 이런 것들을 놓치고 간 부분이 분명히 많이 존재했거든요. 그거에 대한 궁금증들이 많이 해결이 된 상태로 대본이 되어 있더라고요. 제가 아직 초연 때의 공연을 못 봐가지고. 대본을 읽고 아, 이건 뭐… 내가 뭐 할 거 없는 거예요. 그래서 미안하지만 숟가락만 하나 얹겠다, 하고 그렇게 시작을 했죠. 지금 말했듯이 저의 생각을 굳이, 제가 뭐 할 것도 없이 너무 잘 표현을 해 둔 상태여서.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내가 과연 여기에 숟가락만 하나 얹고 편하게 올라갈것이냐, 아니면 도전을 한 번 해 볼 것이냐. 정말 많이 고민했거든요. 그러다 이제… 초연을 많이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상당히 많은 변화를 줬습니다. 이게 어쨌든 초연 때 많이 사랑을 받았고 보신 분들도 많이 계시니, 내가 조금 도전을 하는 거라 실패를 할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즐거움을 드려야겠다, 라는 생각에서 많이 뒤집기 시작했죠, 제가. ‘기존에 있는 해석들을 많이 해치지는 않는 한도 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뒤집기는 다 해 봐야겠다’ 하는 생각에서 많은 부분을 뒤집었고. 또 그래서 지금 현재의 의신이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여기엔 이제 연출님이 많이 힘을 줬어요. 초반에 하고, 첫 런을 돈 날이죠? 첫 런을 돈 날 ‘아, 이걸 어떻게 얘기해야 하지?’ 해서 ‘일단 모르겠다! 그냥 저지르고 봐야지!’ 던져서 첫 런을 하고 나서 연출님이 “야, 이걸 되게… 신선하고 새롭고… 뭐라고 내가 표현할 수는 없겠다. 아무튼 나는 좋다.” 말씀을 딱 한 마디 주신 것에 많은 힘을 얻고 다시 탄력을 받아서 하게 됐고.


성종완 해석들이 되게 신선했었어요. 신선했고, 첫 런이 아마 김종구 케이랑… 뉴캐스트들이 했던 런쓰루였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초연 때부터 이야기했던 어떤, 조금 다소 이기적인 면모들을 가지고 평행선과도 같은 그런 관계, 드라마 속에서… 물론 연습 서두에 바뀌어야 할 방향이랑 비전을 제시한 부분이 있긴 했으나 전혀 색다른 해석들을 보여주는 케이와 의신이었기 때문에. 또 승현 배우도 마찬가지였어요. 굉장히… 모르겠어요, 달라서 그 순간 몰입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가려고 했던 부분들의 연장선상에서, 해석의 여지에서 설득력 있는 것들을 보여줬고, 그런 것들을 잘 가져왔고, 또 그런 과정들이 있을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거고요. 그래서 참 많이 좋았고, 그쪽 방향으로 더 지시를 드렸고. 또 잘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정민 조금 더 튀는 부분도 많았는데, 연출님이 자제를 시켜 주시면서… 감사드립니다. 여기 관객 분들께서 보내주신 질문들을 보면 의신이가 굉장히 밝고 명렬이 외에도 친구가 많을 것 같다, 고 말씀해 주셨다는데 잘 봐주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초연과 재연의 변화라고 하면 음악적인 부분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사전 질문을 통해 많은 관객 분들께서 질문해 주신 초연과 재연의 달라진 점과 변경을 통해 의도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김은영 음악감독님께서 답변을 해 주셨습니다.


성종완 오늘 못 오셔서, 제가 대신 읽도록 하겠습니다.


김은영 초연과 재연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악기 구성의 변경입니다. 피아노와 첼로 두 대의 ??도 좋았지만 같은 음색과 같은 음역대로 인해 표현에 아쉬움이 남아 첼로와 다른 음역대의 악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피아노 트리오인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에서 바이올린으로 바꾸는 것도 고민해 봤지만 배니싱만의 음색적 요소를 만들고자 목관악기를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목관악기 중 첼로와 가장 잘 어울릴 만한 악기를 고민해 보니 클라리넷이 저음역대, 중음역대, 고음역대에서 나오는 소리가 다채롭고 풍부하여 저희 작품의 음악과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에 스탭들과 상의하여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B♭ 클라리넷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연출님께서는 음악감독님한테 따로 요청을 하신 거나, 그런 내용들로 어떤 변화를 내고 싶으셨는지.


성종완 제 입장에서는 초연 때 아쉬웠던 부분이 오프닝에서 케이의 첫 등장 시퀀스나, 마지막 셋이서 격투를 하는 시퀀스가 음악적으로 좀 구속력이 떨어진다고 판단이 되었어요. 그냥 무드만 따다따다따다따다~ 찡! 이렇게 언어가 좀 단조로워서 거기에 뭔가 더 디테일하게 만들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관객 분들도 잘 캐치 못 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처음에 의신이 케이의 몸에 손을 대는 이런 부분들이 더 잘 찍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고. 격투씬 같은 경우에도 되게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데 너무 어두운 상태에서, 너무 북적대는, 정리되지 않은 그런 음악 언어에서 진행되는 구성이 전달력이 낮다고 판단되어서 그 부분을 특별히 요청을 드렸고요, 음악팀에. 그래서 지난번 우리 공연 하는 영상을 보면서 하나하나 걸음 수까지 계산해서 음악을 만들고, 음악감독님께서 섹션들을 나눠서 편곡해 주시고. 그 작업을 했어요. 다행히 그 작업을 통해서 아쉬움으로 남았던 부분들이 그래도 전달이 되는 것 같아서 음악팀에 아주 감사합니다.



케이는 영원한 삶에 대해 긍정적인 의신의 반응에 “그게 좋을 것 같아?”라면서 영원한 삶에 대한 고통을 내비치는데요. 케이에게 죽음의 도구인 햇빛이 있잖아요. 햇빛을 통해서 죽을 수도 있는데 왜 어둠 속에서 긴 세월을 살았던 걸까요? 케이에게도 영원한 삶보다는 죽음이 더 큰 두려움이었는지.


이주광 너무 오랜 얘기지만… 케이는 햇빛을 본다고 죽음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이미 죽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미 자기는 죽어 있는 귀신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기억하는 것들이 다 무의미할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왜냐하면 그 누구도 날 알지도 못하고, 그냥 그 자체가 ‘죽어 있다’라고 봐도… 모든 거를 오프를 시켜 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배고프면 피를 먹고, 언제인지 약속도 없이, 계속 자고, 그냥 그렇게 유물처럼 남아서… 가사에도 있듯이. 내가 왜 이렇게 사는지에 대해서 생각조차 하지 않는 시간들이 길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 질문에는 그렇게 답을 할 수 있습니다. 죽음이 더 큰 두려움… 이미 죽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두려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정민 그럼 축복일까요?


이주광 어떤 게?


정민 영원한 시간이 있잖아요. (?)


이주광 아니요. 그러니까… 그 무감각에…


정민 아, 그것조차도 아예?


이주광 네, 그냥 성질 자체가 무감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잊고 있던 감각을 깨워 줘서 슬픈 거죠.


정민 그게 슬프구나~


성종완 지금 케이랑 인터뷰하는 것 같아요. 이주광 배우는 느껴지지 않고. 고래고래도 하고 그러셨던 것 같은데요, 맞죠? 그런데 지금 그 모습은 없는 것 같아요.


정민 케이 씨, 감사합니다. (웃음)



명렬이와 아버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 많이 들어왔네요. 세중 배우의 명렬이는 다른 배우들의 명렬이에 비해 비교적 아버지를 덜 무서워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세중 배우가 생각하는 명렬이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명렬이에게 아버지는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아버지와의 숨겨진 서사가 있다면?


정민 하나씩 하자. 명렬이가 생각하는…


기세중 다 기억이 안 나요. (웃음)


정민 명렬이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세중 저희 아빠… 아니 명렬이의 아빠는, 사실 저희끼리, 용규 형이랑 승현이 형이랑 뭐… 우리가 푸쉬, 프레스될 수 있는 걸 많이 찾아보자고 해서 아버지라고 설정을 넣었던 건데. 아버지의 서사를 먼저 잡아 놓고 명렬이의 가정사를 해 놔야 좋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가 가장 좋았던 ?대로, 이제 친일을 한다고 가정을 했을 때 명렬이가 어떻게 될지 생각을 많이 했는데. 용규 형이나 승현이 형이랑 같은, 그렇지만 조금 다를 수도 있겠어요. (안 들려서 생략) 저 같은 경우에는 저희… 명렬이 아버지는 그냥 친일이었을 것 같아요. 단지 친일. 얼마 전에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드라마를 보는데, “이런 조선에서 만석꾼이 될래 아니면 일본에서 천석꾼이 될래?”라는 대사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 당시에 조선에서 만석꾼보단 일본의 천석꾼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자리로, 훨씬 더 안전한 자리였어요. 명렬이 아버지는 그걸 선택했을 것 같아요. 이미 그 전에, 그 조선 시대에 재력이 있던 사람이었으니까 그게 가능했던 집안, 에서 태어난 명렬이가 그걸 보고 자랐고. 그래서 명렬이… 제 생각에는, 제가 친일을 한다, 제가 하고 있는 건 나쁜 일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렸을 때 보고 자란 게 그거였고. 부유하고 유복한 환경에서 의신이 형이라는 천재를 만나니까 ‘나는 다 가졌는데 왜 형을 보니까 질투가 나지?’ 하니까 오히려 더 형하고 더 붙어 있었던, 이유가 가정사 때문에 더 왔을 것 같아요. 그 안에서 뭐… 명렬이의 집안에서 의신이를 챙겨 줬다, 뭐 이런 설정도 있고 한데. 그렇게 가깝게 지내다 보니까 의신이 형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 분명히 갖고 있는 건 내가 더 많은데, 왜 형이 (안 들려서 생략) 명렬이의 아버지는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아버지를 무서워하지 않는… 다른 명렬이 형들보다… 사실 무서운 존재는 아닌 것 같아요, 저한테는. 왜냐하면 인정받아야 하는 존재지, 그걸 제가 밑으로 기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제가 설정한 명렬이에서 제일 무서운 건 남들에게서 인정받지 못하고 내가 갖고 있는 게 사람들에게 가치가 없는, 그게 제일 무서운 캐릭터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네. 별로 안 무서워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정민 다음 질문…


성종완 잠깐만. 옷, 옷을 좀… (스탭에게) 의신이 옷 좀 하나만 갖다주세요.


정민 어, 감동먹었어.


이주광 (옆에서 케이 코트 벗음)


기세중 (말림) 케이 씨. 케이 씨, 네. (웃음)


성종완 너무 부담감을 갖지 마. (스탭에게) 의신이 옷 있으면…


정민 (옷 받아옴) 감사합니다. 어우, 춥네. (입음) 아, 따셔! 자, 그러면 이제 우리… 아버지하고 숨겨진 서사. 패스? 다 했나? 친일! 자, 그럼 다음 질… 질문… 나한테 물어봐 주는 거야?



의신마다 V인자에 대한 설명이 다른데, 정민 배우님만의 V인자 설명 장면 설정 내용이 궁금합니다.


정민 이게… 우선은 초연에 했던 배우분들이 다 계시잖아요. 저도 재연을 몇 개, 초연에 계신 분들과 참여를 해 본 적이 있는데. 제가 초연을 하고 새로운 멤버들이 들어온 경우도 많았는데 거꾸로 제가 새로 들어온 경우가 저도 거의 경험이 없어가지고. 이번에 저도 작업을 되게 신선하게 했거든요. 그래서 왔는데, 어쨌든 기존에 하셨던 분들은 자기 것에서 더 업그레이드가 된 캐릭터를 가지고 오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어느 부분에 있어서 ‘아, 이 분 거를 좀 참고를 하게 되면 이 분이 섭섭할 거야.’ 왜냐하면 제가 또 의신 중에 막내다 보니까, 이런 경우도 또 흔치 않아가지고. 웬만하면 제가 형인데… 그래서 새로운 의신이 나온 것도 좀 있어요. 그래갖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뭔가 새로운 걸 해야 겠다는 생각이 자꾸, 이런 것들을 특정적으로 하자, 평범하게 넘어갔으면 저도 평범하게 하면 되는데 특정 동작들이나 뭐 이런 부분이 있는 장면들은 꼭 선택을 해야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아, 내가 살 방법은 새로운 나만의 것을 찾게 되면 내가 여기를 조금 손을 빌리고 여기를 조금 손을 빌려도 그렇게 생각하게 되지 않겠구나(?) 라는 것도 좀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뭐… 설명하는 방법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그리고 제가 공연을 못 봤어가지고. 솔직히 제가 그냥 막 이렇게 혼자서 만들고 하다 보니까, 비슷한 부분들이 물론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같은 대본의 같은 느낌을 연기하는 캐릭터다 보니까. 그러다 보니까 ‘어? 내가 저 형 걸 따라한다고 생각하진 않겠지?’ 뭐 이런 생각들도 좀 있었어요. (안 들려서 생략)



재연에서는 초연보다 직접적이고 극단적인 상황들이 있습니다. 케이의 초자연적인 능력이 초연에 비해 확실히 강해졌습니다. 그리고 명렬이에게는 총이 생기면서 우발적으로 보이던 상황들이 계획적이고 명렬이를 더 극단적으로 만드는 것 같은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성종완 저희가 이번에 서정주 무술감독님을 모시면서 ??고, 안전도 또 최우선으로… 저희들끼리 하기 때문에 안전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었고. 이번에는 안전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동작들을 할 때 쓸 수 있는 동작이 나왔던 부분인데요. 그것이 새로운 능력을 추가했다기보다 어쨌든 그 이전에도, 커튼을 열 수 있을 정도의 염력이면 염력이 있지만 사용하지 않았던 부분일 수 있겠다. 그동안 케이를, 다른 여러 작품들에는 또 다양한 능력치의 흡혈귀들이 나오는데, 우리만의 검은 귀신이 가진 영역 안에서 쓸 수 있는 힘 정도가 추가되었어요, 의도는. 더 세진 케이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나를 마셔’라는 그 씬이 굉장히 몰입도가 높은 장면이라서 아마 더 그렇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다고 판단이 되고요. 어쨌든 케이가 기존에 우리가 상상했었던, 설정했었던 능력치의 연장선에서 포현됐던 부분이고.

명렬이의… 우발적으로 보이는… 이거는 극단적으로 만들어야지, 라는 의도보다는 우발적으로 저희도 느꼈던 그 부분을, 우연을 조금 필연적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막 핀치에 몰려서 주사기를 찌르고, 그렇게 하는 이런 행동들이 너무 우연에 좀 기대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조금은 필연적인 상황들로 갔으면 했습니다. 처음 폐가로 갈 때 총을 챙기는 게 마치 의신을 죽이고, 처음부터 살인을 계획한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런 의도는 아니었고, 자신을 보호하려는 의도였던 거겠죠. 어쨌든 병원에서 의신을 처음 만났을 때 팔도 꺾이고, 여러 가지로 그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어느 정도 짐작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총을 준비해서 가고, 그가 이미 검은 귀신의 상태가 됐다는 때는 총에 손을 가져가 보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쓰여졌던 총이 나중에는 결국 극한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쓰일 수 있는 이런 상황으로 만들어 보자는 의도였습니다. 극단적으로 몰거나 계획적으로 몰려는 건 아니었습니다.


정민 세중 배우님, 총을 갖고 올 때 계획적으로 총을 들고 온 건지, 아니면 무슨 생각으로 총을 선택을 해서 온 건지. 궁금해요.


기세중 처음에 이제 총으로 가자, 라고 했을 때 생각을 되게 많이 했는데. 사실 총이라는 무기 자체가 굉장히 폭력적이잖아요. 굉장히 폭력적인 물건이면서 같은 인간들이 있을 때 단 한 명만 총을 갖고 있어도 그 사람만 이 무리 안에서의 어떤… 가장 힘이 센 사람이 되죠. 명렬이에겐 그게 필요했던 것 같아요. 같이 1:1의 상황으로 만들고 싶은 게 아니라 이미 상황은 벌어졌고, 내가 어떻게 해야 될지, 케이도 내 눈 앞에 보였고. 그러면 지금 내가 가고 있는 힘보다 더 많은 힘들이 필요하니까 주변에서 내 연구를 도와주고 있는 다른 팀들, 그리고 그 중에 하나로 이 총이라고 생각을 해서. 왜냐하면 지금 맨몸으로 뱀파이어들과 붙었을 때 명렬이는 이길 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멀리서, 오기 전에 쏠 수 있는 폭력적인 물건을 제가 지님으로서 제가 좀 더 우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은 무기라는 것도 그렇고, 다른 나라들이 좋은 무기를 갖고 있으려고 하는 이유도 우월해지고 싶어서이니까. 그게 명렬이에게 세게 작용을 해서 ‘총을 들고 가야겠다’는 결심을 한 것 같습니다.



결국은 제(명렬이)가 케이와 의신이 형에게 총을 쏘는데, 그런 저에게 의신이 형이 울면서 미안하다고 얘기를 하잖아요. 그때 의신이는 명렬이에게 어떤 감정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정민 미안한 감정이 있었습니다. 정말 미안해서. 우선 의신이가… 제가 의신이를 표현할 때, 장면장면별로 본능적인 것에 충실하게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표현하는 것들이 다 그 순간순간의… 그런데 제가 공연을… 대본을 어쨌든 의신이란 캐릭터를 만들면서 해석할 때, 이미 해석이 너무 그냥 극중에 흘러가는 것 자체를 해석적인 부분에 너무 잘… 물론 시간 점프가 많다 보니까 그 서사들을 다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방법이고, 또 이미 초연 때 하면서 만들어진 많은 얘기들과 오가고 했던 말들이 많이 공유가 된 부분이 많다 보니까. 궁금해서 물어보면 답이 바로 나와요. 얼마나 해석과 연구를 많이 했는지 궁금한 걸 물어보면 답이 척척척 나와요. 그래서 제가 만들 때, 아무튼… 말하기가 너무 어려워. 편하게 얘기해도 될까요?

명렬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건,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의신이라는 인물이 뱀파이어로 변하고 난 후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게 저한테는 너무 슬픈 일이고. 저는 인간의 본능이 제일 우선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그게 어떤, 공연할 때, 캐릭터를 만들 때 첫 번째로 생각하는 게 본능에 충실하자. 이게 해석적으로 안 맞는다고 해도 본능적으로 생각한다면 알 수 있다고 저는 판단을 하거든요. ‘내가 이렇게 행동할 줄 몰랐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왜 이렇게 했냐, 나는 납득이 안 간다’라고 해도 저는 거기에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게 본능적으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고 말을 하면 그 순간 제가 그 인물이었다면, 내가 그 인물로서 본능적으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면 그게 답이라고 생각을 해요. (안 들려서 생략)

그러다 보니까 이제 의신이가 만들어져서, 이 의신이의 입장에서 저는 공연이 계획적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입장을 바꿔 보자, 그래서 제가 솔직히 특별하게 뭐 하는 건 없거든요. 다 똑같이 하고 있는데, 그게 새롭게 느껴진 것에 대한 설명을 지금 해 드리자면, 저는 전에 객석에 앉아서 공연을 봤을 때 내가 의신이의 눈으로 공연을 본다고 생각하면서 공연을 봤거든요. 대본도 그렇게 읽게 되고. 물론 의신이란 역할을 맡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데 이게 트라이아웃의 영향도 좀 있어요. 트라이아웃의 영향으로 인해 저는 대본을 케이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거든요. ‘왜 케이한테 나일까?’ 그러니까 왜 나한테 케이, 가 아니고 왜 케이한테 나였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고 ‘아, 이게 내가 새롭게 추출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겠다’라는 것에 대한 답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에서… 케이가 바라보는 시각대로의 의신을 표현해 줘야겠다고 해서, 객석에서 바라볼 때는 케이의 시각으로 공연을 바라보게 되는? 그런… 이거는 제 개인적인 성격에 관련된 것도 있긴 해요. 개인적으로 옆의 사람들이 함께… 그런 부분이 있어서. 그래서 그 시각에서 바라본 게, 던진 것 때문에 본능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의신을 연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미 저의 행동들이나, 뭐 이런 것들은 다  케이의 삶에서 느껴지는 것들에 이미 서사는 끝났다고 생각하고.

궁금하지 않나요? 케이가 초반에 물렸을 때 되게 궁금했던 게, 거기서 안 끊고 싶어요. 계속 듣고 싶어. 막, 케이가 난 이렇게 되었어, 이양인의 배가 왔어, 되게 궁금한데. 어쨌든 진행은 해야 하니까. 되게 궁금하더라고요. 그런데 케이의 궁금함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줄 수 있는 게, 내가 지금 똑같은 상황이라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고, 저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고. 최대한 그 때의 심정들, 심리상태를 표현해 주는 게 내가 어쨌든 새로 들어온 의신으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닐까. 그렇게 해서 한 거기 때문에. 명렬이를 물고 하는 것도 그 본능적인 순간에서 케이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을까? 라는.



‘나를 마셔’와 ‘날이 밝으면’의 가사를 보면 ‘난 잘 알고 있어 이런 결말을 지겹도록 보아 왔지 다시는 겪지 않을 거야’ ‘이런 끝을 알면서도 왜 또 믿고 말았을까’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의신과 같은 사람을 이전에도 만난 적이 있는 건지.


이주광 의신과 같은 사람을 만나지는 않고. 저에게 다가왔던 사람들은 있었다고 생각하고, 어쩌다가 마주친 사람들도, 인간적으로 다가온 사람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가까이 오고, 날 알게 되고, 도망친 사람들이 생각이 난 거죠. 그리고 그 자체를 이해하려고 했던 사람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가까이 와서 나를 알려고 했을 때, 진짜 나를 봤을 때 도망가거나, 소문을 내거나. 그런데 의신처럼 나와 같은 존재를 만드는 건… 완성한 건 처음이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물었을 때, 해볼려고 했는데 내 피를 먹지 않아서 죽었던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의신과의 ‘나를 마셔’때도, 저는 개인적인 ??로, 잡잖아요. 잡는데, 내 피를 마시지 않고 죽어가는 의신을 보면서 두려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넌 죽어, 넌 죽으면 안 돼. 그래서 이전에도 만난 적이 있다, 라고 하는 건 의신 같은 사람은 없었어요. 호기심에 온 사람들은 있었죠. 하지만 다 떠났다, 결국엔. 그렇죠. 그렇습니다.



아버지와 전화 통화 이후에 격분한 상태로 의신에게 연구는 어떻게 되어가냐는 질문을 하는데, 의신을 닦달하거나 초조한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차분하게 보였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기세중 믿지 못하는 사람에게 하는 태도일 것 같아요, 명렬이 캐릭터가. 그 전에 명렬이라는 캐릭터가, 제가 생각했을 땐 믿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을 것 같아요. 의신이 형 이후에는. 이후에 명렬이가 의신이 형을 대하는 태도는 원래 명렬이가 남들을 대하는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게 명렬이가 위치가 높아지면서, 그 성향이 조금 더 도드라졌을 뿐. 그래서 격분한… 의신이 형하고 친할 땐 초조한 것도 제가 하고 걱정하는 것도 명렬이가 다 해요. 그러니까 의신이 형, 괜찮아? 이런 식으로 하는데. 명렬이가 걱정하는데 형이 안 듣고, 제가 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행동을 자꾸 하니까, ‘어? 형이 날 안 믿어? 그럼 나도 이제 더 이상 형 못 믿을 것 같아.’ 그러니까 하는 행동들인 것 같아요. 형 앞에서는 초조한 행동을 보이면 마치 제가 지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왜냐하면 초조한 걸 들켜 버리면 ‘아, 얘가 지금 초조해하고 있구나.’ 그러면 뭔가 지는 느낌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일부러 한 번 더 넥타이를 바로 하고 의신이 형한테 다시 가는 이유가 그거일 것 같아요, 전.



조명 활용에 대한 질문이 많이 있었는데, 조명이 잘게 흔들리거나 색상을 통해 일어나는 대립, 개인의 감정을 나타내는 연출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빛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셨는지.


성종완 잘게 흔들리는 게… 연출이 아니고 장비의 기계적인 결함이고요. (웃음) 색상을 통해 대립이나 감정을 나타내는 건 조금 1차원적인 부분인 것 같고. 어떤 부분이 가장 신경이 쓰였냐면 햇빛이었어요. 자연광을 따라잡을 수가 없거든요. 사진 많이 찍으신 분들은 아시잖아요. 자연광이 최고잖아요. 자연광을 따라잡을 수가 없어서, 이걸 어떻게 표현할지. 너무나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빛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그래서 저 문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 창문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 케이가 꿈꾸는 환상 속에서의 빛, 그리고 마지막 이들이 불타 없어지는 마지막 빛.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를 아주 오랜 시간 조명감독님과 상의해서 만들었고. 또 어떤 부분들… 초연에 비해서 조금 더 디벨롭해서, 많은 부분을 신경써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햇빛이었습니다.




<현장 질문>



정민 자, 그럼 이제 바로~ 여기 뒤에, 한 개씩 골라 주세요.

성종완 지난 시간엔 돌려서 했었는데?

정민 여기로?

성종완 아니요!

이주광 이걸 돌리면 안 돼?

성종완 그걸 돌리는 거 아니라니까. 그거 돌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줘! (돌림) 이렇게 돼요~ 이게 말이 돼요?

정민 괜찮은데?

성종완 괜찮다고요? (진심대박얼척없어하는목소리) 하나도 안 괜찮아! 이거를 빼서…

정민 아, 이렇게.

성종완 되게 이상한 사람들이네. 이렇게 돼야죠, 네.

정민 아, 알았다. 알았다.

성종완 이제 알았다고요? (진심대박얼척없어하는목소리2) 천재 의사가 아니네. (떨어진 포스트잇 주움) 정민의신도 뭐 펜 실수 했어요? 의신에게 펜이란?

기세중 녹이 형이 한 번, 전화 통화 할 때 펜이 없어서. (재연)

성종완 잘 챙기세요.

이주광 하나 뽑으면 되는 거 맞죠?

기세중 뽑는 건 아니고, 그냥 한 번. ‘명렬아! 왜!’ 이거 작대기 이응인데, 전원 버튼… 아무튼.

성종완 이것도 그냥 붙어 있던 건데, ‘정민 배우님 안경 써 주세요. 제발.’ 쓰는데 멋있으셔서 그런 거지, 잘 어울려서.



정민 서로에게. 목에 물릴 때 황홀한가요?


기세중 그거를, 황홀해하는 사람이 있어요. 두 명 있는데.

이주광 무조건 황홀해.

성종완 세중 씨는 물리기만 하는 거잖아요?

기세중 네, 저는 물리는데. 이게… 그걸 느끼는 사람이, 없는 사람 얘기해도 되나? 용규 형이랑 승현이 형이에요.

성종완 좀 하고 계세요.

기세중 용규 형이랑 승현이 형이 간지럼이 많아서, 목을 물리면 이렇게 막 웃더라고요. 전 간지럼이 별로 없어서 되게 초연합니다.



성종완 전 이 질문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배우님들의 꿈은 무엇인가요? 대답해주세요. 궁금해요.


기세중 저는 되게 자주 얘기했던 것 같은데, 꿈이, 그냥… 되게 많아요. 정말 많은데. 두 개를 얘기하자면 제가 운영할 수 있는 유기견 기관, 동물들 보호하는 센터. (?) 뭐 엄청 거창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제가 수용할 수 있는 한에서. 어렸을 때 동물들하고 이런 유대감이 형성되다 보니까… 정말 하고 싶다고 하는 일이 그런 것 같아요. 정말 행복하게 살다가 마지막에 제… 좀 무서운 말일 수도 있는데, 마지막에 제 목숨을 제 스스로 엔딩을 해보고 싶은 게 요즘 드는 생각이에요. 너무 무서운가요? 왜냐하면 이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좀 그런데.


성종완 꿈 얘기 하고 계신 거 맞죠? 어제 꿨던 꿈 뭐 이런 거? 그것도 꿈이니까요. 그런 것도 다 해주셔도 돼요.


기세중 질문 몇 개 남았는데 (안 들려서 생략) 그게, 사람이 안락사를… 그런 가능한 나라에서는. 좀 해 주세요, 저 입 쓰리거든요.


정민 뭘 해요?


기세중 형 꿈!


정민 아~ 꿈. 꿈이요? 꿈… 뭐가 있을까. 꿈… 꿈 얘기 좀 해 주세요.


이주광 꿈이요? 배우로서의 꿈?


정민 아니, 그냥 배우님의 꿈.


이주광 배우로서의 꿈. 일단 배우로서의 꿈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아주 강렬했던. 아주 ‘와~ 저런 배우가 있었지.’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는. 그리고 그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게 인생의 낙이 될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이주광 여러 개를 뽑아 봤는데, 빨리 답할 수 있는 것들을 뽑았어요. 주광케이는 ‘위대한 발견’에서 모자를 벗고 모자 ?을 열심히 잡으시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모자 각을 잡는 겁니다. 그냥 팍 씌워주기 때문에. 그리고 주광 배우님 다이어트는 잘 되고 계신가요? 잘 되고 있는데 이번 추석에 한 1kg 찐 것 같아요. 다시 하고 있습니다. 민의신과 주광케이의 축배는 무슨 맛인가요? 우리 지금 체리 맛인가? 약간 크렌베리 맛인가요?


정민 아, 크렌베리.


이주광 네, 그런 맛입니다. 초연 때는 석류 맛이었어요.


정민 분명히 오미자 차라고 생각하고 난 먹었는데, 먹고… 오미자라고 생각했는데, 또 딴 거야?


이주광 네.


정민 되게 놀랐어.


이주광 오미자가 아니었어요. 주광케이님, 삼백 살 이상 살게 된다면 무슨 일을 하실 건가요? 만약에 낮에도 돌아다닐 수 있다면, 그 젊은 상태로 낮에도 돌아다닐 수 있는 케이라면…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영원히.



기세중 세중명렬님, 본인의 명렬이 가장 착하다고 생각하신다는데 사실인가요? 네. 꼬박꼬박 형이라고 부르는 자체로 착한 게 아니냐고 하셨는데 진심인가요? 네. 경성 최고 미남 명렬이 (안 들려서 생략) 네, 그리고 기세중 배우님, 매번 엔딩의 명렬을 다르게 보여주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배우님이 보여주시고 싶은 명렬이는 어떤 모습인가요? 명렬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자꾸 트라이하는 게 아니라 연출님하고 제가 초연 때 되게 많이, 이 극이 되게 그냥 쓸쓸하게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여기서 누가 제일 나쁜 놈이고 누가 제일 행복하고 누가 제일 고통스러운지, 아무도 얘기할 수 없으니까. 셋 다 굉장히 쓸쓸하게 끝났으면 좋겠어서 조금 더 생각해 보고. 궁극적으로는 이 공연이 쓸쓸하게 끝났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이 있어서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민 질문들이 다 물음표가 아니고 마침표로 끝나는 게 많아서… 이거 하나. 침대에서 주무실 때 무슨 꿈을 꾸세요? 웃는데 괴로워하시는데 좋은 꿈인가요, 괴로운 꿈인가요? 이게 분명히 꿈 꿀 땐 생각이 나는데, 눈 뜨고 나면 생각이 안 나요. 꿈이 그렇죠? 잡고 싶은데 잡을 수가 없어서 꿈인. 그런 꿈을 꾸고 있습니다.



성종완 클로징으로 이런 거 많이 하잖아요.

정민 (포스트잇 받고 폭소) 이게 뭐야. 나 무슨 질문인지 되게 궁금했거든. (보여줌)

이주광 한 명씩? 한 글자씩?

정민 아니야, 생각해 둔 게 있으니까 우리 셋이 하나씩 하고…

성종완 생각해 둔 거 없어요. 배니싱 삼행시 지어주세요. 센스 없으면 이대로 그냥 끝날 것 같은데. 해보죠.

기세중 긴장된다.

성종완 저부터 해야 되는 건가요? 아니, 명렬 씨부터 해요.

기세중 아, 그럼 한 명씩? 한 명씩 삼행시를 다 하는 거예요?

성종완 다 하셔야죠.

정민 혼자서?

성종완 네.


기세중 베니스에 가서 / 니랑 같이 / 싱나게 놀고 싶다.

성종완 하나도 안 맞아요!

정민 와, 신난다~

기세중 빨리 넘어가 주세요. (웃음)


이주광 베어 물으니 / 니가 준 시간이 / 싱싱하다.

성종완 잘 이어졌어요.


정민 저 못해가지고, 하나도 못 했어요 진짜. 패스할게요. (운 띄워짐)

이주광 배용준. (?)

성종완 주광 씨 잘하네요.

정민 잘하네.

성종완 이런 데서 재능이 있다니.

정민 배고파. 아 벌써 분위기 이상해졌잖아요.

이주광 (몸 기울임)

정민 니가 해!

이주광 (속닥속닥)

정민 이게 뭐예요? 싱크대에서.

성종완 배고파 / 니가 해 / 싱크대에서? …하나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와글와글~

성종완 나는 연출이잖아요. (운 띄워짐) 배니싱 많이 사랑해 주시고요, 앞으로 남은 공연 관심 많이 부탁드리겠습니다. / 니들이 그렇게 얘기했던 것처럼 디테일도 있고 많은 여러 노력들이 있으니 여러분들이 또 많이 사랑해주셔서 좋은 성과 끝까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싱글 앨범이어도 좋으니까 OST 꼭 나왔으면 좋겠어요.

정민 아까 잠깐 로비에 가더니 본인이 붙였네.



정민 오늘 할 건 다 했어요. 아, 뿌듯해. 오늘 일일 MC였습니다. 여러분 정말 감사하고요, 마지막으로 다같이 인사 드리고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자,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