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의전의 일본인 학생 동급생에게 칼질”
자료1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23070900209203001&editNo=1&printCount=1&publishDate=1923-07-09&officeId=00020&pageNo=3&printNo=1045&publishType=00020






경성의전의 일본인 학생 동급생에게 칼질



조선 학생의 머리통을 주머니칼로 마구 찔러

“조선사람은 야만”

이라는 모욕이 싸움의 시작


그저께 7일 오후 4시경에 시내 원남동 경성의학전문학교에서는 제이구보사건이 생기어 조선 학생과 일본 학생 사이에 편싸움이 일어나 한동안 대소동을 일으켰는데 한참 서로 싸우던 끝에 이번 사건의 장본인 되는 2년급생도 마츠모토 이치스케(松本市助)는 주머니칼을 들고 동급생 박충모(25)에게 달려들어 머리를 찔렀다. 다행히 크게는 다치지 않았으나 5푼 가량의 열상을 당하고 즉시 총독부 의원에 가서 진단서를 내리려 했으나 그때에 당직으로 있는 조수 백의사는 “한 학교 안에서 동무끼리 싸우다가 그렇게 된 것을 진단서까지 쓸 수 없다”는 의미로 끝내 진단서를 써주지 아니함으로 피해자는 다시 견지동(인사동) 대성의원에 가서 진단서를 청하였는데 진단서 한 장에 15원이란 현금이 있어야 하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치로만 받았는데 완치되기까지는 5, 6일 동안이나 걸릴 터이라 하며 이와 동시에 한 곳에 모였던 조선 학생들은 일본 학생의 행동에 더욱 분개하여 “그놈 죽여라!” 하고 떠드는 바람에 그 학교 생도감 쿠로다(黑田), 니시무라(西村) 씨도 어찌할 줄을 모르고 방관하다가 기세가 대단하매 극력으로 만류하여 그 일본 학생은 틈을 타 사무실 속에 숨어 있다가 나중에는 또 어찌할 수 없이 그만 뒤뜰로 목책을 넘어 어디론가 도망해 버리었더라.


이제 싸움이 일어난 원인을 듣건대 그날 오전 아홉시 반 경에 2년급 조선 학생끼리 장난을 하여 서로 흙덩이도 던지고 모래도 뿌리고 할 때에 그 부근에서 놀던 일본 학생의 눈에 모래가 들어가서 약간의 말썽이 있었으나 즉시 화해하여 서로 돌아설 때에 마츠모토란 학생이 “조선 사람은 국민성이 다르니까 할 수 없다.”고 함으로 그 곁에 있던 김응쇠란 학생이 “어떻게 다르냐?”고 힐문한즉 “조선 사람은 야만이 아니냐?” 하고 난폭한 말을 함으로 이에 조선 학생 일동이 분개하여 힐문하려 하였으나 마침 수업 시간이 되어 잠깐 중지하고 틈을 타 급회(級會)를 열고 일동이 협의한 결과 “이는 실로 조선 사람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 하여 마츠모토가 충심(*忠心이 아니라 衷心, 즉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마음)으로 사죄하지 아니하면 학교 당국에 말하고 그자에게 대하여 단호한 처치가 있도록 하자 하여 하학한 뒤에 마츠모토를 붙잡고 사죄하라 하였으나 마츠모토는 “국민성이 다르다는 말은 하였으나 야만이라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아니하였으니 사과할 필요가 없다” 함으로 흥분한 조선 학생들은 이에 말썽을 일으켜 말다툼이 시작되자 조선 학생과 일본 학생이 각각 일치하여 편싸움이 되어 未澤(미사와? 스에자와?) 외 두 명의 일본 학생이 먼저 나막신을 벗어들고 폭력을 사용하니 조선 학생들도 한데 어우러져 주먹을 들고 한참 싸웠는데 이리할 때에 마츠모토가 칼을 빼어들고 그와 같이 찌른 것이라더라.


학생2개조를 결의하고 기다려


이 사실에 대하여 2년급 조선 학생들은 다시 급회를 열고 협의한 결과 「그와 같이 횡포한 놈과는 같이 공부할 수 없으며 또 조선 학생은 조선 사람 전체에 관한 일이므로 학생 일동이 결속하는 터이나 일본 학생은 마츠모토란 개인에 관한 일인데 그와 같이 일본인 학생 전체가 먼저 폭력으로써 대항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 하여

일, 마츠모토는 즉시 퇴학시킬 일

이, 未澤 외 두 명은 무기정학을 시킬 일

등의 두 가지 조건을 가지고 대표네 사람이 사무실에 가서 교섭하였는데 하학한 뒤이므로 교장은 물론 책임 있는 선생들이 없어서 회답을 얻지 못하고 월요일까지 여유를 두어 회답을 얻은 뒤에 다시 의논하기로 하고 헤어졌는데 그때 생도감 쿠로다씨는 “교장이 없어서 책임 있는 말을 할 수 없다 또는 그 마츠모토가 정당방위로 그렇게 하였는지 모르겠는즉 당사자의 말을 들어보아야 하겠다”는 의미의 대답이 있었으며 동대문경찰서에서도 계원이 현장에 출장하였는데 경찰 당국자의 의향은 “학교 안에서 학생끼리 생긴 일로 사실도 변치 아니하여 문제될 것도 없소”라는 의미의 대답이 있었다.